[인터뷰] 10대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음악에는 나이가 없죠"

우리나라 밴드 음악은 1990년대 초반 댄스와 발라드에 완벽하게 주도권을 내주기 전까지 걸출한 팀들을 줄기차게 배출하며 대중음악 발전의 엔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여느 장르의 가수들이 그러하듯 최근에는 기획사의 정교한 설계로 2000년대 말부터 많은 팀들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등을 연이어 내놨던 FNC엔터테인먼트가 그 중심에 있었고 다른 기획사들도 아이돌 가수와 밴드의 정체성을 반반 섞은 팀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금 소개할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는 현재 활동 중인 FNC의 엔플라잉, JYP의 데이식스와 함께 아이돌 밴드의 시대를 삼분하고 있는 팀이다. 이들은 어떤 의미로는 기획에 의해 만들어진 팀이지만 어떤 의미로는 자생적인 팀이기도 하다. 과거 김건모, 박미경, 클론 등의 인기가수를 배출한 김창환 프로듀서의 안목으로 ‘영재밴드’를 주제로 생겨난 팀이지만 멤버 각각은 더 이스트라이트 합류 전에도 자체적으로 음악활동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수를 만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밴드의 경우에는 합주와 라이브가 뿜어내는 에너지야 말로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굳이 기말고사를 마치고 ‘스포츠경향’으로 넘어오겠다는 멤버들을 합주실에 눌러 앉히고는 그들의 연주와 노래를 먼저 들었다. 그들은 이미 유튜브나 다수의 플랫폼을 통해 인기가요의 커버곡을 곧잘 선보이곤 했다. 먼저 방탄소년단의 최신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불렀고, 그들의 두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네버 쏘트(Never Thought)’가 이어졌다. ‘영재밴드’ ‘천재밴드’ 한 줄 짜리의 콘셉트 뒤에 숨겨진 10대 소년들의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인터뷰는 오로지 그 궁금증으로 시작됐다. “두 번째 미니앨범 설레임을 내고 현재는 수록곡 ‘네버 쏘트’로 활동 중이에요. 라틴팝 장르에 처음 도전한 노래가 ‘설레임’이었다면 ‘네버 쏘트’는 조금 더 록적인 성격이 강해요. 저희 여섯 명이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저희 나이다운 노래죠.”(이우진) 더 이스트라이트는 젊다는 말도 조금은 어색할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다. 기타를 맡은 김준욱과 드럼의 이석철, 베이시스트 이승현은 훨씬 어린 나이부터 성인들의 무대에서 어깨를 겨루며 연주자로서의 입지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은성, 정사강, 이우진 등 보컬라인 역시 보이스 키즈나 프로듀스 101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영재성을 발견한 멤버들로 이뤄졌다. 아직은 김창환 프로듀서의 곡이 앨범의 줄기를 이루지만 팀 내 작곡을 맡고 있는 김준욱의 존재감도 서서히 커지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4번 트랙 ‘네버 렛 고(Never Let Go)’가 제가 작곡한 곡이에요. 워낙 회장님(김창환)께서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으셔서 많이 배우고 있고요. 저도 작곡을 한 노래가 있으면 많이 드리면서 조언을 받고 있어요. 멤버들 역시 작사를 하면서 작업에 참여하고 있고요. 라이브 무대에서는 각자의 특기에 맞게 개인의 의견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김준욱)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섞여 있는 이 팀은 마침 기말고사 기간을 맞았다. 활동을 하더라도 학교 수업은 되도록 충실히 받고, 특히 시험기간에는 빠지면 안 된다는 김창환 프로듀서의 지침 때문에 활동과 시험기간이 겹치는 요즘 같은 기간에는 피로가 두 배가 된다. 하지만 멤버들은 수업이 있는 평일에도 저녁을 이용하고, 특히 학교를 안 가는 주말에는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조직력을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멤버들 모두가 회사 인근의 학교로 전학을 와 다니고 있다. “저희는 더 이스트라이트로 모이기 전부터 각자 음악을 하던 친구들이었어요. 나름대로는 다 칭찬을 받던 부분이 있었지만 저희 안에서는 아직 부족함을 많이 느끼죠. 저 역시도 주변에서는 드럼을 잘 친다고 해주시지만 제 스스로는 왜 못 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도 일찍 데뷔를 하게 되니 정말 실전에서 배우고 회사 분들의 조언을 많이 들으면서 더욱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그러셨죠. 음악에는 나이가 없다고요.”(이석철) 데뷔한 지 1년 반 정도가 된 더 이스트라이트의 노래들은 아직은 사춘기 시절 폭풍처럼 다가온 첫 사랑에 대한 설렘이나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밴드답게 신나게 놀아보자고 외치는 노래 정도로 소재가 한정돼 있다. 하지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좀 더 넓은 소재를 다루고 싶어하고 음악적으로도 지평을 넓히고 싶어했다. 더 이스트라이트가 원하는 음악적 지향점은 더 넓은 장르에 대한 섭렵이었고, 외부적으로는 페스티벌 등 많은 라이브 무대에서 더욱 단단한 경험을 쌓는 일이었다. “사실 밴드지만 음악방송에서는 라이브를 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렛츠 두 잇(Let’s Do It)’이라는 라이브 버스킹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그리고 커버곡을 합주실에서 연주하기도 하고 최근에도 라이브 콘서트를 하는 등 좀 더 저희만의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어요.”(이우진) “국내에서 페스티벌이라고 하면 지산과 펜타포트를 꼽잖아요. 더 이스트라이트 하기 전부터 꼭 그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에는 록 장르 말고도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하나씩 성장해서 언젠가 그 무대에 설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게 더 노력을 하고 싶어요.”(이석철) 아직은 ‘소년’이라는 단어가 조금 더 잘 어울리는 이들의 모습에는 10대만의 발랄함과 재기, 장난스러움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서는 팀의 방향성을 차근차근 세우는 의외의 계획성도 함께 들어있었다. 아직은 어리기에, 경험하지 않았기에 많은 부분을 먼저 알 수 없어 시행착오도 겪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진화하는 이들의 모습은 과연 10대답게 그 추세가 왕성하고, 빠르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인터뷰 후에 조금 더 10대들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가사와 대중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겼다면서 반색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짧은 시간에도 성장할 수 있는 팀이라면 이들의 미래를 조금 더 기대를 갖고 흐뭇하게 지켜보는 일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


Channel: Huu Pham